『빌리다』와 『꾸다』

 

김강필

 

 

『빌리다』와 『꾸다』는 둘 다 도로 주기로 약속하고 누구에게서 무엇을 구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개별적으로 둘은 조금 다른 뜻을 가지고 있다.

 

『빌리다』가 주로 물건 같은 것을 얼마 동안 쓰다가 되돌려주기로 하고 누구에게서 얻는다는 뜻이라면, 『꾸다』는 주로 없거나 모자라는 재산(돈, 쌀, 자재, 원료 등) 같은 것을 후에 갚아주기로 약속하고 남에게서 얻는다는 뜻이 있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다.

 

 

책을 빌려 보다.”

 

 

남의 돈을 꾸다.”

 

 

『꾸다』는 꾼 것을 소비해버리고 그 대신 그와 맞먹는 가격을 가진 것이나 같은 종류의 대상을 보상한다는데서 『빌리다』와 차이가 있다.

 

그래서 돈은 꾸어 써서 나중에 그 금액만큼 갚게 되는 거고, 책은 빌려 보고 나중에 되돌려주게 된다.

 

“책을 꾸어 보다”와 같은 표현은 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