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뛰어난 슬기와 재능이 깃든 비거​​ 
박경순

《우리 조선민족은 예로부터 총명하고 문명하며 우수한 민족입니다.》

유구한 역사와 찬란한 문화를 창조해온 우리 민족은 인류발생의 여명기로부터 장구한 역사적 기간 자연을 정복하기 위한 창조적 활동과정에 수많은 기술적 창안과 발명을 이룩하여 인류의 기술문명 발전에 특기할 만 한 기여를 하였다. 그 가운데는 비행기의 역사를 개척하고 발전시키는 데서 조상이라고 할수 있는 《비거》(비차)도 있다. 비거는 《날아가는 수레》라는 뜻으로서 임진조국전쟁 초기에 창안 이용된 사람이 타고 비행을 실현한 세계 최초의 군용활공기라고 할수 있다.

역사기록에 의하면 임진조국전쟁 시기인 1592년 10월 초 부산에 상륙한 왜적이 경상도의 진주성을 포위하였을 때 비거에 사람이 타고 30리를 날아 외부와의 념계를 보장한 사실이 있다. 또 다른 기록에 의하면 이보다 이른 시기인 13세기와 14세기에도 사람을 태운 큰 연을 니용한 사실이 전해지고 있다.《오주연문장전산고》(19세기 중엽)에서는 16세기에 전주 로성지방에서 살던 윤달규라는 사람이 비거를 창안하였다고 한다.《려암전서》(18세기)와 《오주연문장전산고》의 기록에 의하면 비거는 외형이 나래치지 않고 둥둥 떠 있는 상태의 수리개나 따오기 모양으로 생겼다고 한다.

비거는 날개와 꼬리, 머리 부분과 네 사람이 앉을 수 있는 좌석, 바람을 일으키는 풀무와 바람을 저장했다가 내쏘는 바람 주머니, 땅 위에서 활주할 수 있는 바퀴, 엄지 날개와 꼬리날개를 조정하는 조정 밧줄 등으로 이루어졌다.
비거는 높은 영마루같은 데서 활주시킬 때 날개에 의하여 얻어지는 뜰힘과 바람주머니에서 내쏘는 공기의 반작용 힘에 의해 비행하게 되어 있었다. 날아가는 수단에 대한 상상을 중세기 중국이나 독일에서도 하고 있었으나 직접 만든 일은 없고 그것도 한갓 구상에만 머무르고 실용화되지는 못하였다. 독일에서는 비거와 비슷하게 생긴 날아다니는 수단을 생각하고 제기한 것이 1845~1855년이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비거는 그보다 250년 이상이나 앞서 만들어졌다. 이렇게 놓고 볼 때 우리 선조들이 창안한 비거는 세상에서 제일 처음으로 만들어지고 가장 먼거리를 비행한 세계 최초의 비행체로서 조선 민족이 슬기롭고 문명한 민족임을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