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최초의 통일국가 ‘고려’를 세운 왕건과 왕건릉

최현진

일반적으로 남한에서는 최초의 통일국가라고 하면 ‘통일신라’를 말한다. 오죽하면 신라 앞에 통일을 붙여 ‘통일신라’라고 말했을까?

그러나 자세히들여다보면 이 말 속에는 신라가 당나라라는 외세를 끼고 삼국을 합병해 대동강 이남으로 국토가 줄어든 것은 논외로 하더라도 신라 이외에 한반도와 만주에 다른 한민족 국가가 없어야 그 통일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신라와 당나라의 연합군에 의해 ‘고구려’가 멸망한 때가 668년이었다. 그리고 뒤 이어 ‘고구려’를 계승한 ‘발해’가 건국한게 698년이다. 따라서 실제적으로 신라가 통일했다고 하는 것은 30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 30년도 신라로써는 통일 이후 당나라와의 전쟁이 670년부터 676년까지 지속되는 과정에 있었기 때문에 신라의 입장에서 진정한 통일이라고 불릴 수 있는 기간은 20년이 채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 ‘통일신라’라는 이름은 고구려가 멸망한 668년에서 신라가 멸망한 935년간의 약 300년의 기간을 ‘통일신라’라고 부르고 있으니 이것은 매우 큰 모순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한반도에서 진정한최초의 통일국가가 어느 나라인가를 논할 때 당연히 북한에서는 ‘고려’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고려의 통일이 진정한 통일국가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영토의 보전을 넘어 통일 이후 영역이 신라때의 영역보다 더욱 넓어져 청천강 이남까지 확대되었다. 

또한 후기신라(남한의 표현 ‘통일신라’)와 발해로 양분되어 있었던 만주 지역의 발해세력을 온전히 흡수하여 발해의 고구려계 유민들이 고려에 편입되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민족의 계승적특면과 영통의 확장성 측면에서 볼 때 한반도에서의 최초의 통일국가는 당연히 고려가 되는 것이 정당한 평가이고 당연한 논리의 귀결이라고 볼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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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왕건릉 전경

따라서 이런 최초의 통일국가인 고려를 세운 ‘왕건’의 릉은 매우 잘 보존되고 체계적인 발굴작업을 통해 세상에 공개되었다.

왕건의 릉은 최초 개성에 있었으나 몽고의 침입으로 왕건의 무덤인 현릉도 함께 이장하였다. 그러나 원종11년에 강화에서 다시 개성으로 천도하면서 지금의 갱성시 개풍군 해선리 만수산 기슭에 다시 안장되었다. 

북에서는 1993년 이곳의 왕건릉을 대대적으로 정비하여 성역화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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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2> 왕건릉 내부의 관대와 이층대

북한 사회과학원 고고학연구소 주재로 1993년 3월 현릉에 대한 발굴조사를 실시하였다. 왕릉의 내부 구조는 전면에 무덤으로 들어가는 연도가 설치되어 있고, 연도를 지나면 중앙에 현실을 갖추고 있다. 이에 앞선 1992년 10월 현릉에 대한 확장 개축을 위한 공사 당시 봉분의 부쪽 외곽에서 청동제 왕건좌상이 출토되어 학게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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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3> 왕건의 철제 좌상

현실은 네 벽면 모두 벽화를 그렸던 것으로 추측이 되나 현재는 동서 벽면의 벽화만이 잘 보전되어 있고 남벽과 북벽의 벽화는 알아보기 힘들만큼 훼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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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4> 동벽의 매죽도와 청룡도

동서남북의 4벽에는 기본적으로 사신도를 배치하였고 특이하게 통서 벽에 송,죽,매를 그린 고분벽화이다. 동양화의 매난국죽에서 국화와 난초는 빠지고 소나무가 그려져 있지만 왕건릉 벽화의 발견으로 사군자의 연원을 짐작할 수 있는 단서를 찾게 되었다. 

동양화[한국화]에서 송·죽·매는 겨울철에 추위를 이겨내는 청초하고 강인한 식물로 고래로부터 한겨울을 이겨내는 소나무·대나무·매화나무를 이른바 세한삼우라 하여 이를 그림으로 그려 선비의 지조와 같이 여겼다. 동양 삼국에서 지금까지 확실한 절대연대를 갖춘 가장 오래된 세한삼우도나 사군자 그림이 발견되기는 왕건릉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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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5> 서벽의 소나무와 백호

최초의 통일국가를 만들었던 고려의 왕릉이니 만큼 과거에도 현재도 국가적으로 성역화하여 매우 잘 보존되어 관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