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 봉림사지 절터에는 아무것도 없다
– 사라진 보물과 유적
완주군 고산면 삼기리에는 10세기 후백제 시대 사찰로 추정되는 봉림사지 절터가 있다. 봉림사는 주민들 사이에서 이야기가 전해질 뿐 지방지나 사찰지 등 어떤 고문헌에서도 기록을 찾을 수 없는 절이었다.
베일에 싸여 있던 봉림사가 세상에 이름을 알린 것은 1961년 당시 삼기초등학교 이승철 교사와 5학년 아이들과 향토 연구를 위한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석불 2점과 석조물 2점을 발견해 언론에 제보하면서였다.
이후 1975년 12월 전북대학교 박물관은 전주와 완주지역의 문화재 조사를 해 『전주·완주지역 문화재 조사보고서』를 발간하며 봉림사지에 삼존불, 5층 석탑, 석등이 있었다는 주민들의 증언을 기록으로 남겼다.
전북대에 보관된 삼존석불
본존의 불두와 협시보살, 모두 머리 부분이 없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인위적으로 훼손된 것으로 보인다.
본존불은 전체적으로 아담하지 본존불의 왼쪽 어깨를 덮은 옷자락과 가슴에 띠 매듭이 결합한 편단우견식 착의법(오른쪽 어깨는 가사를 벗어서 노출되고, 왼쪽 어깨에만 걸쳐 있는 형식)은 통일신라 후기 불상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착의법을 하고 있다.
반면, 화려하고 일반적인 광배의 형식을 따르면서도 고식의 화불이 보이고. 협시보살상은 통일신라 시대 금동불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백제 부여 군수리사지 출토 금동보살입상과 같은 6세기 후반 보살상의 천의와 같은 X자 천의를 걸치고 있다.
익산시 이리여고 남중동 5층 석탑
익산 이리여고 화단에 있는 고려 시대 석탑으로 일본강점기 때 옮겨왔다고 전해진다. 전체 높이는 2.74m이고, 1층은 탑신 폭 47cm, 높이 10cm이며 5층은 탑신 폭 24cm이고, 이 탑은 기단부와 5층의 탑신부, 상륜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기단부는 여러 차례 옮겨지다가 기단갑석만 남아 있는 상태다.
탑신부는 5층으로 탑신석과 옥새석을 각각 1석으로 구성되었으며, 각층의 면석에는 도드라지게 우주(모서리 기둥)를 모각 하였다. 1층부터 5층까지 완만한 체감을 보이나 기단갑석이 1층의 옥개석의 넓이와 같아 안정감이 적어지고 고준해지는 고려 시대 석탑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군산시 개정동 발산리 오층석탑
군산 발산리 오층 석탑은 1963년 1월 21일에 보물 제276호로 지정되었으며 현재는 농장주였던 시마타니 야소야가 일제강점기에 소달구지를 이용해 불법으로 획득한 석조문화재와 함께 발산 초등학교 후원에 전시되어있다. (발산 초등학교는 과거 일본인 농장주 시마타니 야소야가 운영했던 농장사무실이었다)
군산 개정면 발산리 오층 석탑은 2층의 높은 기단에서 신라 탑의 특징을 엿볼 수 있는 고려 시대 탑으로 전북지역의 석탑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탑이라고 할 수 있다. 2단의 기단(基壇) 위에 5층의 탑신(塔身)을 올린 형태였으나 지금은 탑신의 한 층이 없어지고 4층까지만 남아 있다.
아래·위 기단 모두 모서리와 가운데에 기둥 모양의 조각을 두었으며, 기단 위로 4층의 탑신에는 각 층의 몸돌마다 네 모서리에 기둥 모양을 새겨 놓았다. 지붕돌은 경사가 급하고 추녀 끝이 약간 들려 곡선을 이루고 있으며, 밑에는 3단의 받침을 두어 고려 시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탑 머리 부분에는 머리 장식이 일부 남아 있으나 훗날 보충한 것으로 자기 것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 탑은 전체적으로 균형미가 있으며, 고려탑의 간결한 아름다움이 잘 나타나 있다.
나가며.
많은 사람이 해외에 있는 문화재를 찾아와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대거 유출된 문화재를 찾는 것 이상으로 한반도 남녘 땅에는 제자리를 잃은 유물과 유적지 보물들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때로는 학문이라는 이름으로 학교 박물관에 있고, 돈 있고 권력 있는 사람들의 보물창고 있거나. 완주 봉림사지의 경우처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초등학교 남아 있다. 더욱이 우려스러운 것은 그것의 이름까지도 옮겨진 장소명을 따라 ‘봉림사지 석등’이 아닌 ‘발산리 석등’, ‘발산리 5층 석탑’ ‘남중동 5층 석탑’으로 잘못 불리고 있다. 제 위치와 함께 이름까지도 잃어버린 것이다. 고향을 찾는 것은 사람의 본성인 것처럼, 문화재가 있어야 할 곳은 본래 있었던 자리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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