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행위 중단 약속 지켜야 남북관계 열린다

김강필

지난 7월 27일 남과 북은 그동안 단절되었던 남북 통신연락선을 복원하였다.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선언의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데다 급기야 개성연락사무소까지 폭파되는 험악한 상황이 전개된지 1년여만의 일이다.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소식과 함께 남북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한 소식도 들려오기도 하고, 또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수차례 친서를 교환한 사실을 공개했으며, 이인영 통일부장관은 다시 남북의 시간이 시작됐다며 남북관계 발전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런 소식들은 분명 남북관계 발전 전망을 밝게 해주는 것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그동안 남북정상회담과 각종 공동선언들이 발표되어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의 획기적 전진을 이뤄가는가 싶다가도 중단되고 지금과 같이 오히려 더 경색되고 험악한 상황으로 치달았다는 것을 냉정히 돌아보아야 한다.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이 이뤄지는 사이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의 군사활동이 공개되었다. 주한미군 제7공군은 전북 군산 기지에서 F-16 전투기 신속 전개 훈련을 진행했고, 주일미군은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호크’를 휴전선 부근으로 보내 수도권 및 강원도 북부, 서해 상공을 수차례 왕복 비행했다.

미 공군이 운용하는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호크’가 25일 주일미군 요코타 기지를 떠나 한반도 상공을 장시간 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레이더박스 캡처) © 뉴스1

또한 8월 중순으로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은 예정대로 치러질 전망이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방역 지침과 남북관계를 존중하지만 가능하면 계획대로 연합훈련을 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서욱 국방장관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미 군 당국은 10∼13일 사전연습 성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CMST), 16∼26일 후반기 연합지휘소훈련(21-2 CCPT)을 각각 진행하는 일정으로 군사훈련을 준비 중이다. 한미간의 이러한 군사훈련이 북을 선제타격하고 수뇌부를 무너뜨려 북을 장악한다는 작전계획 5015를 적용한 전쟁연습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대화와 대결은 양립할 수 없다. 동족을 상대로 전쟁연습을 하면서 동시에 동족과 대화를 논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때문에 북의 김여정 부부장도 “지금과 같은 중요한 반전의 시기에 진행되는 군사연습은 신뢰 회복의 걸음을 다시 떼기를 바라는 북남 수뇌들의 의지를 훼손시키고 북남관계의 앞길을 더욱 흐리게 하는 전주곡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북의 김여정 부부장은 “우리는 지금까지 동족을 겨냥한 합동군사연습 자체를 반대하였지 연습의 규모나 형식에 대하여 논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밝혔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하든 100회로 쪼개서 하든 상대에 대한 적대행위이며 북을 점령하겠다는 것을 목표로 한 전쟁연습이라는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2018년 따뜻한 봄날을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은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으로부터 시작될 수 있었다. 판문점선언 발표때 문재인 대통령은 온 민족 앞에 ” … 이제 우리가 사는 땅, 하늘, 바다 어디에서도 서로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고 선언했다.

희망이냐 절망이냐의 기로에서 민족에게 희망을 주는 길은 적대행위 중단 약속 이행에서부터 비롯된다.

온 민족이 문재인정부의 결단을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