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은 기전쟁

김강필

 

6.25전쟁의 참화가 한반도 전역을 뒤덮던 때로부터 70년 세월이 흘렀건만 이 땅은 또 다시 언제 터질지 모를 전쟁에 대한 불안을 안고 있다. 1953년 정전 후 60여년간 이 땅에서 한미동맹의 틀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북침전쟁연습과 대북적대정책들 또 그로인한 한반도의 긴장고조는 언제든 참혹한 전쟁의 참상이 되풀이 될 수 있음을 매번 일깨워준다.

 

더구나 그동안 왜곡되고 은폐되었던 미군과 한국군에 의해 저질러진 파괴와 약탈, 대량학살의 진실이 일부나마 밝혀지며 이제 그 온전한 진상과 책임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가는 가운데, 그 무참한 살육전의 6.25전쟁을 기념하는 기념식이 열리는 해괴한 광경은 한국 위정자들의 입버릇처럼 외워대는 평화라는 말의 진의도를 의심케 한다.

 

이 지구상 그 어디에도 문명의 파괴와 수많은 사람들의 무참한 살육의 역사를 기념하는 낯 뜨거운 일을 벌이는 데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써 파괴와 살육의 날을 기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다시 그와 같은 전쟁판을 벌이겠다는 것 말고 다른 무엇이라 할 수 있을까?

 

어디 이뿐이랴. 1970년대에부터 이 땅에 1천여기의 가공할 핵무기를 끌어다 놓고 <작전계획 5026>에서부터 <작전계획 8044>에 이르기까지 북침 핵전쟁 계획들의 작성과 함께 그 실행의 기회만을 노려왔던 미국에게 천문학적인 액수의 국민혈세를 갖다 바치며 온 강토가 저들의 병참기지로 짓밟혀도 넋 나간 정신병자처럼 <한미동맹> 타령만 늘어놓는 것이 한국의 역대정부였고 지금 문재인정부 역시 그렇다.

 

특히 최근 미국은 한반도 긴장의 근원인 한미합동군사연습을 종료하겠다고 약속한 후에도 공개에서 비공개로 바꾸기만 했지 실제에 있어서는 북침전쟁연습을 쉼 없이 강행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더하여 미공군의 특수 정찰기들과 전략폭격기, 전투기들을 비롯한 각종 전쟁 비행장비로 한반도 상공을 뒤덮고 있으며, 동서남해상에서 핵항공모함들과 경항공모함급 상륙 헬기모함 등 노골적으로 대북 군사적 압박을 높이며 전쟁 분위기 고조에 열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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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1일 열린 제6회 한미동맹포럼에서 미국은 전쟁을 위해서 한미연합 대북군사실전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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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포럼에서 전쟁을 위한 한미연합 대북실전훈련을 강박하는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더욱 경악할 일은 경북 성주 미군기지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 요격 미사일 장비들이 계속 증강 배치되는 가운데, 부산 8부두에 국한되어있던 미군의 세균무기실험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전쟁이 나도 자기들의 아메리카대륙에서가 아닌 한반도에서 날것이기에 제26.25전쟁과 같은 전쟁의 불을 당겨도 되리라는 그야말로 저들의 패권을 위해서는 한반도에 터전을 잡고 사는 사람들의 운명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제국주의 침략전쟁의 광기의 발로이다.

 

그런데 참으로 우려스러운 것은 문재인정부가 <굳건한 한미동맹>을 정신병자처럼 외워대며 미국이 깔아놓은 전쟁 도화선에 불을 당기려 한다는 것이다.

 

사실 지난 2018년 문재인정부는 북과 함께 온 겨레와 세계 앞에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합의와 단계적 군축, 군사적 적대관계 해소, 남북교류협력 강화를 위한 합의들에 서명했다.

 

그런데 문재인정부는 그동안 이에 대해 말만 앞세우고는 성실한 이행은커녕 미국과 함께 <굳건한 한미동맹>을 내세우며 북에 대한 침략전쟁연습에 매달려왔다.

 

세계 여러 국가들이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군사연습을 축소하거나 취소하는 속에서도 문재인정부는 미국과 함께 연합공중훈련, 쌍방훈련, 합동상륙훈련, 공격편대군훈련 등을 벌이며 한반도 긴장격화의 길로 줄달음쳐왔다. 문재인정부 들어서서 50조원을 넘어서는 국방예산은 사상 최대 규모에 이르고 있고, 국민들의 혈세로 이뤄진 자금을 가지고 동족대결에 쓰일 <글로벌 호크><스텔스전투기><F-35A>니 하는 등의 최신 전쟁무기들을 사들여오고 있었다. 이 얼마나 위험천만하고 가증스러운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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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하반기 기준 향후 3년간 미국산 무기 구매 계획>

 

과거 역사를 돌아봐도 그렇고 현실을 봐도 그렇듯이 <한미동맹>이라는 명분으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의 귀결점은 <전쟁>이다.

 

문재인정부가 이제라도 판문점선언과 평양선언에 서명한 초심을 되살려 과감하게 <한미동맹>의 명분으로 행해지는 일체의 대북적대행위들을 중단하고 진정 우리 민족의 평화와 번영, 통일로 가는 남북합의 이행의 길에 들어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