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1일~24일 4박 5일 동안 , 역문협 회원들은 만주에 있는 고구려 유적들을 답사하는 기행을 다녀왔습니다.

첫날인 9월 21일에는 심양에서 고구려의 첫 수도였던 오녀산성이 있는 환인을 거쳐 통화까지 갔습니다. 심양의 하늘은 우리의 여정을 밝게 비춰주듯 맑고 푸르렀으며, 환인으로 떠나는 여정도 고속도로 너머로 펼쳐진 풍경은 참가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습니다. 약 3시간 동안의 여정 끝에 접한 오녀산성은 역사책과 교과서에 나왔던 것 보다 훨씬 웅장했습니다. 참석자들은 오녀산성의 깎아지른 절벽과 곳곳에 소재한 옛 건물터 등을 돌아볼 수 있었으며, 산성 정상인 점장대에서 천 수백년 전 졸본이 있던 환인현과 비류수(혼강) 일대를 바라보며 ‘고토회복’의 원대한 꿈을 품고 이곳에 도읍을 정했던 동명성왕과 고구려인의 꿈과 기상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틀째인 9월 22일에는 이 땅에서 가장 높은 산이자 민족의 성산인 백두산을 올랐습니다. 통화에서 3시간을 달리고, 또 백두산으로 들어가는 데도 1시간 넘게 차를 두 번 이상 갈아타는 기나긴 여정이었으나 오랜 여정 끝에 접한 백두산 천지는 그야말로 하늘과 맞닿은 듯 절경이었습니다. 참가자들은 백두산 천지를 조망하며, 우리 민족의 자주통일과 역사통일운동에 대한 깊은 결의를 다졌습니다.

사흘째인 9월 23일은 고구려의 두 번째 수도인 국내성이 있던 집안에서 시작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옛 국내성 성터를 시작으로 광개토대왕비, 태왕릉, 장군총, 위나암성(산성자산성) 등 고구려인의 발자취가 어린 다양한 유적들을 돌아보았습니다. 천 수백 년의 세월이 지났어도 굳건히 서 있는 광개토대왕비와 고구려 무덤들을 보며, 참가자들은 고구려인의 기상을 느끼며 민족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흘째인 9월 24일은 압록강 하구인 단동에서 시작했습니다. 단동과 신의주를 잇는 압록강 철교 중 한국전쟁 당시 미군 폭격으로 파괴된 단교에서는 우리의 반쪽 형제들이 사는 신의주가 손에 잡힐 듯 보였고, 단교 옆으로 지나가는 철교인 조중우의교에서는 북에서 출발한 열차가 단동으로 들어가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압록강단교에서 참석자들은 분단과 전쟁을 실감하는 한편, 북녘 동포들의 빠른 발전상도 제대로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중국을 통해서가 아닌 서울에서 기차 타고 이 다리를 건너는 날이 빨리 오기를 함께 다짐했습니다.

이어, 고구려-수 전쟁 당시 북평양성으로 추정되는 봉황산성과 살수대첩이 벌어진 초자하 등 전쟁의 현장을 돌아보았습니다. 요동벌 곳곳에 남아있는 고구려의 전쟁터를 보며 참석자들은 우리 민족의 자주권을 지켜낸 고구려의 투쟁정신을 생생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우리 역사에 있어 고구려의 의미가 어떠한지에 대해서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날인 9월 25일에는 옛 고구려의 성벽이 잘 보존된 백암성을 둘러보았고, 심양으로 돌아와 비행편으로 귀국하였습니다. 전체 기행을 통해, 참석자들은 그동안 막연히 알고 있던 고구려에 대해서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기행 기간 동안 날씨도 잘 맞춰주어 백두산과 고구려 유적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었던 점이 감명깊었고 우리 선조들의 투쟁과 창조 역사에 대한 깊은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역문협에서는 만주 고구려 역사기행을 통해,  우리 민족의 자주통일과 역사통일운동을 앞으로도 더욱 활발히 벌여나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