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가사문학을 통한 애국계몽사상 고취 운동

김지호

애국문화운동이 급속히 확대발전하던 시기 지식인들은 시대의 발전과 당시 우리나라에 조성된 정세의 요구를 반영한 문학예술 작품의 창작과 그를 통한 대중계몽 사업에 큰 힘을 쏟았다.
애국문화운동가들이 문학예술 작품을 통한 대중계몽사업에 큰 관심을 둔 것은 사람들을 계몽각성시키는 위력적 수단이라고 간주한 데 있다.
진보적 문학예술은 인간생활에서 고상하고 아름다운 것을 찬미하고 사회악과 불의를 고발하며, 사람들에게 생활의 진리를 가르쳐주고 나아갈 길을 밝혀줌으로써 민중들에게 적극 이바지한다.
애국문화운동의 급속한 발전기에 지식인들은 문학예술의 인식교양적 의의를 비교적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박은식이 문학작품은 사람들을 가장 쉽게 감동시키며 그 나라의 인심, 풍속, 정치사상의 전모를 똑똑히 보여주기 때문에 민중들을 애국주의 사상으로 교양하며 국권회복과 조국수호를 위한 애국적 투쟁으로 이끌어주는 수단으로 된다고 한 것은 그것을 잘 말하여 준다.
또한 애국문화운동가들이 문학작품을 통한 대중계몽에 힘을 쏟은 것은 일제의 조선강점 정책으로 말미암아 국권이 상실되고 식민지로 전락하는 운명에 처한 엄중한 정세 하에서 광범한 대중을 반일애국 투쟁으로 불러일으키기 위해서였다.
이 시기 지식인들이 창작한 가사, 시조, 창가들에는 다양한 주제사상이 구현되어 있었는데 그 가운데서도 자주독립과 국권회복, 문명개화를 노래한 작품들과 일제 침략자들과 친일파들을 규탄한 풍자적 작품들이 기본을 이루고 있었다.

지식인들은 이 시기 국권을 회복하고 자주독립을 이룩하려는 지향을 담은 작품들을 많이 창작보급하였다.
‘전정화’(1907)는 그러한 가사작품의 하나이다. 작품은 나라잃은 아픔으로 잠못이루는 서정적 주인공의 설움과 울분, 봉건적 폐단에 대한 저주와 국권회복에 대한 지향을 노래하고 있다.
시에서는 부모 잃은 서러움은 오래가면 잊혀지고 다친 몸도 신체 상의 장애일 뿐이지만 근심 중에 제일가는 근심은 나라를 잃은 근심이라고 하면서 통탄하고 있다. 그러면서 여러 나라의 역사를 얘기하며 우리 민중이 당하는 망국의 서러움은 부패한 봉건제도와 통치배들 때문이라는 것을 규탄하면서 국권회복, 자주독립을 이룩하기 위해 분발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하여보세 하여보세 / 우리 열심 하여보세
열심 하면 자강하고 / 자강하면 독립된다

일국규모 여차한데 / 뉘가 와서 침범하리
자주독립 별것없소 / 청천백일 복조로다
하여보세 하여보세 / 우리 열심 하여보세

열심히 분발하여 자주독립을 이룩하자고 절절히 호소한 이 작품은 우리 민중들을 국권회복을 위한 투쟁으로 일으켜 세우는 데 많은 작용을 하였다.

가사 ‘다시 한번 권고하노라’에서도 조성된 민족적 위기와 불합리한 사회현실을 두고 통탄하고 갈등하는 진보적 인사들과 사회활동가에게 한탄만 하지 말고 독립과 부강발전을 위한 애국사업에 떨쳐나설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이 시에서는 나라의 부강발전을 위해서는 모든 민중이 단합하는 것이 특별히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전국내의 인민들아
열강병립 하는것이 / 단합전진 연후사라
그 국민이 단합하면 / 그 국력이 건전하고
그 국민이 이산하면 / 그 국민이 부패어늘
제군들로 말할진대 / 전국민족 이 아닌가
아무쪼록 분발하여 / 국력건전 하여보소

애국역량의 단합된 힘으로 국권회복운동을 힘차게 벌이는 것은 당시의 절박한 요구였다.
이러한 요구를 반영하여 국민적 단합의 실현을 호소한 가사 ‘다시 한번 권고하노라’는 우리 민중들의 민족단합의 애국사상으로 계몽각성시키는 의의가 있었다.